여군 늘리겠다던 尹정부, 현실은 3년간 '연구용역 2건' / 여군 비율 15.3%까지 늘린다는데…목표 vs 현실
페이지 정보

본문
여군 늘리겠다던 尹정부, 현실은 3년간 '연구용역 2건' /
여군 비율 15.3%까지 늘린다는데…목표 vs 현실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여군 인력 확보 및 성고충 개선 방안에 대한 대책 마련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7년까지 여군 비율을 15.3%로 확대하겠다는 국방부 목표가 현실성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뉴스핌이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육·해·공군·해병대 및 병무청, 방사청 등이 지난 2022년부터 현재까지 발주한 연구용역 현황을 입수했다. 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여군 인력 활용성 제고 방안'(육군)은 한 건에 불과했고,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대응방안'(공군) 역시 한 건밖에 없었다. 이마저도 정책에 반영되지 않고 실태조사 수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용역 발주 건수는 ▲국방부 72건 ▲합참 36건 ▲육군 24건 ▲공군 41건 ▲해군 45건 ▲해병대 34건 ▲병무청 16건 ▲방사청 65건으로, 총 333건에 비해 여군 인력 및 성폭력 대응 등에 대한 방안은 2건(0.6%)에 그친 것이다. 여군 인력 획득 및 처우 개선에 대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해 7월 1∼12일 헝가리 육군 항공부대에서 개최된 제46회 국제군인체육연맹 고공강하대회에 참가한 특수전사령부 여성팀이 상호활동 강하를 완료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육군] 2024.07.14 parksj@newspim.com © 뉴스핌
특히 공군은 지난 2021년 성폭력 피해자 이예람 중사 순직 뒤 병영 문화를 대폭 개선하겠다면서 성폭력을 예방·방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군 성고충예방 대응센터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성희롱·성폭력 사건·사례분석 및 대응방안'을 한 차례 발주했을 뿐 현재까지 추가 발주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그마저도 이 중사가 순직한 뒤 1년 6개월가량이 지나고서야 연구가 진행됐다.
육군은 정책실을 통해 (사)한국전략문제에 '미래 육군 여군인력 활용성 제고방안'을 발주해 지난 2023년 11월 30일부터 2024년 4월 30일까지 ▲국내외 여군 활용 현상 분석 ▲장기 여군 활용 방안 제시에 관한 한 건의 연구가 이뤄졌다. 해군과 해병대는 아예 한 건도 여군 관련한 연구용역을 발주하지 않았다.
여군 예비역 해군 중사 A씨는 "여군으로 가정을 꾸리는 게 어려움이 있다고 느꼈다"며 "부대에서 여군을 배려해 주기보다 여군에 대한 인식이나 처우 자체가 높아질 수 있도록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방부와 군에서 여군 관련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는 동안 병역자원 부족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은 현재 약 50만 병력을 가까스로 유지하고는 있다. 그러나 상비병력 유지 가능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인 '20세 남자 인구'는 지난해 약 24만5000명에서 2039년에는 약 15만6000명 수준으로 예측된다. 2040년대에는 '40만 병력' 유지도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국방부는 군인 간부 중 여성 비율을 2022년 기준 8.8%에서 2027년 15.3%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상황이 이러니 국방부의 계획은 사실상 현실성 없는 목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현역 여군 중 희망 전역자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62명 수준이었던 여군 희망 전역자는 2023년 109명으로 1.5배 이상 늘었다. 특히 여군 중사 희망 전역자는 2018년 20명에서 2023년 54명으로 2.5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김현겸 하사(앞줄 왼쪽)와 강수연 중사(앞줄 오른쪽)가 지난 2023년 12월 29일 도산안창호함에서 잠수함 출입항 절차를 숙달하고 있다. [사진=해군 제공] 2024.01.05 parksj@newspim.com © 뉴스핌
방혜린 군인권센터 국방감시팀장은 "인구 절벽에 대한 문제는 90년대 말부터 나왔다"며 "여군 정원을 어떻게 설정할 건지 등에 대한 논의를 최소 10년 전부터는 했었어야 하는 건데 2027년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이미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군을 늘린다고 하면 인력 구조나 일·가정 양립 문제 등 기존에 생각했던 병영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 올 텐데 (국방부 등에서) 타성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현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군대는 사실상 남성 문화인데 현재는 남성들도 남성성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군대 전체 문화를 개편하려면 여군을 활성화하는 방향이 도움될 수 있다. 여성들이 군에 들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교수는 "성별을 가리지 않고 승진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본인의 적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가 중요하다"며 "가장 중요한 문제인 성 관련 문제도 여성들이 많아지면 문화 자체가 바뀌면서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여성들을 유희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문화가 있는데, 제대로 된 조치가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parksj@newspim.com / 뉴스핌, 2025-03-20
--------------
<관련기사>
[여군의 날 특집] 더 새롭게 10년 더 강하게 10%
전 병과 여군 개방 10년
[대한민국보후방송=이정혜 기자] 2014년, 우리 군은 의미 있는 변화를 맞이했다. 육·해·공군 모든 병과가 여군 장교에게 개방된 것이다. 특히 육군의 경우 장교와 부사관을 아우른 전 병과에서 금녀(禁女)의 벽이 사라졌다. 당시 국방부는 “국방 전 분야에서 여성 인력의 역량 발휘가 증대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전 병과 여군 개방 이후 10년이 지난 2024년, 장교·부사관을 막론하고 여군 진출 분야는 다양해졌고, 그 비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우리 군 장교·부사관 중 여군 비율은 10.8%(1만9200여 명)까지 올라 창군 이래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섰다. 특히 여군 장교 비율은 전체 대비 12.6%(7600여 명)를 기록했다. 국방부는 2027년까지 우리 군 장교·부사관 중 여군 비율을 15.3%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여군이 비무장지대(DMZ)에서 팀장으로 대원들을 이끌고, 전방사단 보병여단장으로 부대를 통솔하며, 공간 제약이 많은 잠수함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정책적인 여군 복무여건 보장·개선 노력 속에 이 같은 변화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제 ‘여군 최초’라는 상징적인 표현은 점차 사라져 갈 것으로 보인다.
이정혜 선임기자 / 대한민국 보훈방송, 2024-09-07
--------------
<관련자료>
2018~2023년 여군 희망 전역자 현황(출처=부승찬 의원실)
특히 우리 군의 중간 간부 이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군 역시 희망 전역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2018년 62명이었던 여군 희망 전역자는 2023년 109명까지 늘었습니다. 이중 여군 중사 희망전역자는 2018년 20명에서 2023년 54명으로 2.5배 이상 늘어 유독 많았습니다.
여군 비율 15.3%까지 늘린다는데…목표와 현실의 간극[김관용의 軍界一學]
(김관용 기자 kky1441@ / 이데일리, 2024-10-27)
[국감브리핑] 여군 희망 전역자는 5년 사이 1.5배 증가, 여군 비중, 특수·행정 병과 치우침 현상도 해결 필요
(정윤영 기자 / 뉴스1, 2024-10-08)
2019~2024년 여군 관련 현황(출처=황희 의원실)
열에 하나는 여군인데... '軍 여풍' 준비 안된 군대
(김선아 기자 / 동아경제, 2024-10-23)
- 이전글첫째출산·軍복무 연금가입기간 확대…"소득대체율 1.48%P↑ 효과"(종합) /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3% 등 담은 연금개혁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 (2025-03-20) 25.03.21
- 다음글'국가책임과 보훈보상제도 발전방향' 정책포럼 개최 / 국가보훈부 보도자료 (2025-03-19) 25.03.2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