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공약> 포퓰리즘성 '선택적 모병제', 이대남 잡으려다 결국 '국가 안보' 잡는다 / The U.S. Mil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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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공약> 포퓰리즘성 '선택적 모병제', 이대남 잡으려다 결국 '국가 안보' 잡는다 /
The U.S. Military’s Recruiting Crisis - Is the Military Recruiting Crisis Over? Not quite
포퓰리즘성 '선택적 모병제', 이대남 잡으려다 결국 '국가 안보' 잡는다
"이재명표 '선택적 모병제'는 현실성과 안보 필요성을 무시하고 국민의 표를 얻기 위한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택적 모병제' 공약을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군사 안보 전문가들은 표를 위해 안보를 희생하는 포퓰리즘 공약이라고 한목소리로 비판하는 실정에 이르렀다.
이 후보가 구상한 선택적 모병제는 현행 징병제를 유지하되 병역 대상자들이 단기 징집병(복무 10개월)과 장기 복무병(기술 집약형 전투부사관과 군무원 등 복무 36개월)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징병제를 유지하되 일정 조건을 갖춘 병역 대상자는 군 복무 대신 지원병으로 전환하거나 다른 형태의 복무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17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수십만 청년을 병영에 가둬놓는 전통도 중요하겠지만 그렇게 하는 게 효율적인가 생각한다"며 "그 시간에 복합무기체계에 대한 전문 지식을 익히거나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전역 뒤에도 그 방면으로 진출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필요하다"며 "선택적 모병제를 운용하는 게 맞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제20대 대선 당시 징병제의 단점과 모병제의 장점을 섞었다며 선택적 모병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징집병을 15만 명으로 줄이되 모병을 통해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 5만 명, 행정·군수·교육 분야 전문 군무원 5만 명을 증원하고 징집병 복무 기간을 현행 18개월에서 10개월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을 스마트 강군으로 발전시키려면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징집병 대신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과 군무원을 배치하는 등 군 인력의 전문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징집병 18만 명 유지 가능한데 15만 명? … "견강부회로 국방력 훼손"
전문가들은 병역 자원 감소에 따른 병력 규모 축소는 향후 불가피하지만 대통령 임기 내 징집병을 15만 명 선으로 감축한다는 이 대표의 구상은 심각한 국방력 훼손을 초래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 등에서 안보 전략과 군사 정책을 기획했던 송윤선 서울안보포럼 연구소장은 뉴데일리에 "2040년 병력 규모 축소의 충격 완화와 사전 대비를 위해 2040년을 목표 연도로 해서 지금부터 점진적 축소는 필요하지만 병역 자원 부족으로 5년이라는 단기간에 병사 수를 15만 명으로 줄인다는 것은 견강부회"라고 비판했다.
한국군은 인구추계상 2035년까지는 병력을 현재의 50만 명(이중 병사 30만 명) 규모로 유지할 수 있다. 2040년이 되면 현역병 입영 대상 인원은 약 12만 명인데 복무 기간을 현행 18개월로 유지하면 병사 18만 명을 유지할 수 있다. 굳이 3만 명이나 더 축소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 복무 기간 10개월은 휴가 없이 훈련만 하기에도 부족한 시간
병사 수를 현재 30만 명에서 15만 명으로 감축하고 복무 기간을 18개월에서 10개월로 단축하는 대신 5만 명의 전투부사관을 증원한다는 이 후보의 발상은 심각한 전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병사 복무 기간을 18개월에서 10개월로 줄이면 병사들을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은 기초군사훈련과 특기훈련 2개월, 전역 전 1개월을 뺀 7~8개월에 불과하다. 현행 제도상 실제 활용 가능 기간의 절반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신병 교육부터 주특기 숙달(3~4개월), 분대 및 팀 훈련 준비와 숙달(1개월), 소대 훈련 준비 및 숙달(1개월), 중대 훈련 준비 및 숙달(2개월), 대대 훈련 준비 및 숙달(3개월) 등을 휴가 없이 준비하고 숙달하기까지 10개월이 걸린다. 이에 더해 여단·사단 등 상급부대 기동 훈련과 유격 훈련 등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훈련에 숙달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육군 교육사령부 사령관 출신인 한 예비역 장성은 "현재 18개월을 복무해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데 10개월로 어떻게 훈련 숙달해 전투 준비를 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야전의 실상을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다. 이재명 캠프에서 이러한 안을 구상했는지 몰라도 아마 탁상행정만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왔을 것이 틀림없다"고 비판했다.
◆ 복무 기간 줄이되 5만 명 전투부사관 증원 … 아마추어 병사 비율 38%로 급상승
복무 기간 단축을 전투부사관 5만 명 증원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발상도 아마추어 병사 비율을 38%로 높여 전투력 발휘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송 소장은 "10개월 복무자 15만 명은 18개월 복무자 7~8만 명에 해당한다"며 "특히 병사 15만 명의 전투력을 중기 복무 부사관 5만 명이 발휘하기는 어렵다. 전투부사관을 5만 명을 증원한다고 해도 실제로는 병사 수를 12~13만 명 정도로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고 짚었다.
이어 "4년 복무 부사관 5만 명과 10개월 복무 징집병 15만 명을 유지하려면 매년 18만5000명에서 19만5000명이 필요하다. 이는 2030년까지는 가까스로 가능하지만 그 이후로 병역 자원 급감으로 절대 불가능하다"며 "간부 25만 명에 10개월짜리 병사 15만 명의 병력 구조는 10개월짜리 아마추어 병사의 비율이 38%로 지나치게 높아 전투력 발휘가 제한된다"고 분석했다.
◆ 간부 이탈 원인 외면한 '선택적 모병제', 소요 목표 전력 달성 불가
초급·중견 간부들이 이탈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처우 개선 없는 모병제는 전면적이든 제한적이든 소요 목표 전력을 달성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예비역 육군 장성은 "선택적 자발적이라는 말은 듣기 좋은 말일 뿐이다. 누군가 자발적으로 모병제에 응할 것이라고 기대하겠지만 실상은 모병이 안 된다. 군인들에게는 권한은 없이 책임만 많이 부여되고 복무 환경은 소방·경찰보다 훨씬 불리하다. 수당과 기본적인 복지 혜택은 훨씬 뒤떨어진다"며 "초급 간부들이 대거 이탈하는 현실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데 누가 선택적 모병제에 응하겠는가. 모병제를 통해 부사관이 되면 군에 더 오래 근무하게 되는데 과연 누가 그렇게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국군은 최근 간부의 처우를 일부 개선하고 있으나 미군과 비교할 때 급여와 의료, 교육, 주거, 연금 등 전반적인 지원이 여전히 크게 미흡하다. 이러한 열악한 처우가 초급·중견 간부들의 군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선택적 모병제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소요 목표 전력을 달성하기 어려운 이유가 된다.
미군조차 전반적으로 우수한 복지 혜택과 사회적 존중을 받고 있음에도 최근 몇 년간 전체 모집 목표의 약 25%를 충원하지 못하는 심각한 모병 위기를 겪었다. 미군은 인재 획득 전문가 양성, 민간 기술 접목, 입대 장벽 완화, 데이터 기반 모병 관리, 의료 면제 신속화, 모병관 훈련 강화, 지역사회와의 대면 접촉 확대 등 혁신적인 전략을 종합적으로 추진한 끝에 2024년 모병 위기를 극복했다.
◆ 이재명표 모병제, 전투에 대한 무지 드러나는 '총체적 난국'
전문가들은 "6·25 전쟁 당시 인해전술처럼 사람 숫자로 결판낸 시대에서 이제 완전히 무기 체제로 결판이 나는 시대가 된 것 같다"는 이 후보의 17일 발언에서도 드러나듯이 이재명표 선택적 모병제는 우리의 안보 현실과 전투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총체적 난국'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한 예비역 육군 장성은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 보직이 얼마나 되겠는가. 현대전은 과학기술로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첨단 무기체계 운용을 위해서는 숙달된 전투 전문가가 필요한데 10개월 복무로는 임무 수행이 불가능하다. 특히 공격과 달리 방어는 무기체계에 의존하기보다는 전투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북한군 공격을 방어하려면 방어 충분성에 따르는 최소한의 병력 규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는 무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투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다. 전투는 무기를 운용해서 폭격하면 되는 걸로 착각하고 있다. 군대에 다녀오지 않았으니 전투를 어떻게 하는지 자체를 모르는 것 같다. 무기 운용은 공군이나 포병이 할 수 있다. 아무리 현대전의 시대라지만 전장에 목숨 걸고 나가서 적과 직접 싸우는 보병이 훨씬 많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정치적인 힘은 적과 대면해 근접 전투를 하는 지상군에게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 韓 전략적 상황 악화 국제 정세 무지 드러내 … "지도자로서 적절한 판단인가"
더 큰 문제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동맹으로 인해 한국의 전략적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2025년 글로벌파이어파워와 2023년 한국국방연구원 보고서 등의 내용을 종합하면 한국이 중국 북부전구(약 43만 명), 러시아 동부군관구(약 16만 명), 북한군(약 100만 명) 등 약 154만 명의 북중러 연합병력에 대응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방어 충분성 전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군이 보유한 비대칭 전력(장사정포 8000문·화학무기 5000톤)을 고려하면 북중러 연합 전력의 위협은 더욱 심각해진다.
한 군사 전문가는 "방어 충분성 전력은 현재 50만 명 정도인데 장차 전략적 상황을 평가해 가면서 병력 규모를 조정해 나가야 한다"며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고 향후 10년 내 러시아와 중국의 도움을 받아 재래식 무기의 질적 향상까지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점차 대만 문제에 몰두하는 지금 한국의 전략적 입지는 계속해서 좁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독자적 방어 능력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핵무장 수준까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표심을 겨냥한 선택적 모병제 논의는 안보 현실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다.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으로서 적절한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조문정 기자 supermoon@newdaily.co.kr / 뉴데일리, 2025-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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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박용하‧강연주‧박하얀 기자 외 1명 / 경향신문, 2025-04-13)
(기민도 기자 / 한겨레신문, 2025-04-17)
(김우정 기자 / 주간동아 1486호, 2025-04-26)
The U.S. Military’s Recruiting Crisis
The ranks of the American armed forces are depleted. Is the problem the military or the country?
(By Dexter Filkins / THE NEW YORKER, Feb. 3, 2025)
https://www.newyorker.com/magazine/2025/02/10/the-us-militarys-recruiting-crisis
(By Evan Hydock / Georgetown Security Studies Review, April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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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자료>
Brian McAllister Linn, “A Historical Perspective on Today’s Recruiting Crisis”, The US Army War College Quarterly,
Vol. 53, No. 3, (Autumn 2023).
첨부파일
-
A Historical Perspective on Today_s Recruiting Crisis, US Army War Coll.pdf (565.1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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