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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미중 갈등 심화에 세계 각지 무력 충돌 증가_ 난 티앤 SIPRI 선임연구원 "세계 인구 1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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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댓글 0건 조회 365회 작성일 24-08-0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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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티앤 SIPRI 선임연구원 "세계 인구 1인당 연간 국방비 42만원, 역대 최고 수준

 

[Interview] 미중 갈등 심화에 세계 각지 무력 충돌 증가

 

비핀 나랑 미국 국방부 우주정책차관보는 지난 1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행사에서 “(중국, 러시아, 북한 등) 핵무기로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나라들은 군비 통제나 위험 감축보다는 핵무기 증강 및 현대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우리도 우리 동맹과 파트너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현대화된 핵 억지력 갖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국방비 지출 1~3위인 미국, 중국, 러시아의 군비 경쟁이 격화하는 셈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국가 역시 국방비를 늘려나가고 있고, 아프리카에서는 불안정한 정치 상황 때문에 총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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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2차 냉전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전 세계 국방비 수준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치솟았을까.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난 티앤 선임연구원은 WEEKLY BIZ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은 9년 연속 증가해 지난해 24000억달러(3300조원)를 넘어섰다“1인당 군사비 지출도 306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글로벌 군수 산업 전문가인 티앤 연구원은 2016년부터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군사적 충돌과 군비 지출 증가의 상관관계가 주요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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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군수산업과 군사비 지출 등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난 티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연구원/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제공

 

지난해 국방비 2009년 이후 가장 가파르게 증가

- 지난해 국방비 지출은 어느 정도 수준이었나.

지난해 전 세계 국방비는 6.8% 증가했다. 2009년 이후 가장 크게 늘어났다. 국방비를 가장 많이 지출하는 10국이 모두 국방 지출을 늘렸다. 지정학적 환경은 한층 악화했고, 실제로 심각한 수준의 군사적 충돌도 벌어지고 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은 지난해 2.3%로 한 해 전인 2022년의 2.2%에 비해 높아졌다. 우리는 전 세계를 5개 지역으로 나눠서 분석하는데, 모든 지역의 국방비 지출이 늘어난 것도 2009년 이후 처음이다.”

- 주요국의 국방비 지출 증가세는 어떤 수준인가?

국방비 상위 11국이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의 76%를 차지한다. 이들의 선택이 사실상 세계 국방비 추이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국방비가 2.3%, 중국이 6% 증가했다. 러시아(23.5%), 우크라이나(50.7%), 일본(10.7%) 등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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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 최근 5년간 국방비 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나라는 어디인가?

우크라이나의 국방비 지출이 2019년 대비 827% 늘었다. 러시아의 전면적인(full-scale) 침략을 계기로 유럽 국가들의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폴란드의 국방비가 2019년 대비 112% 늘었고, 핀란드(83%), 헝가리(83%) 국방비도 크게 증가했다. 남수단의 국방비도 194% 늘었다. 내부적인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고, (2011년 분리 독립 이전에 한 나라였던) 수단 내 군사적 혼란에도 영향을 받는다. 콩고민주공화국 역시 2019년 대비 국방비 지출 증가율이 100%에 달한다. 르완다와의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르완다의 지원을 받는 반군 세력인) M23과의 군사적인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중동에서도 군비 경쟁 심화

- 최근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을 비롯한 무력 충돌이 늘어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국방비 지출 추이는 어떤가.

지난해 이스라엘은 국방비 규모를 275억달러까지 24% 늘렸다. 미국이 국무부의 해외 군사 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33억달러의 자금을 공급했다. 202310월 하마스의 공격으로 촉발된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으로 군사비 지출이 늘었다. 작년 10월 이전까지는 월평균 국방비 지출이 18억달러 수준이었다면, 이후 연말까지 47억달러 수준으로 뛰었다. 이란은 2023년 중동지역에서 네 번째로 많은 군사비를 쓰는 나라였다. 지난해 전년 대비 군사비 지출 증가율은 0.6%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군사 조직 내에서도 혁명수비대에 집중되는 비중이 커지는 게 특징이다. 2019년 이란 군사비 지출의 27%를 차지했다면 지난해에는 37%로 늘었다. 또한 이란항공기제작산업협회(HESA)로부터 사들이는 항공기 규모가 같은 기간 27% 늘었다. HESA는 혁명수비대가 운용하는 무인항공기(UAV)를 제작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방비 지출이 두드러진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사우디의 군사비 지출은 유가와 상관관계가 있다. 유가가 오르면 사우디가 군사비 지출을 늘릴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우디가 무기를 더 사들이는 등 군사비를 늘리면 이웃나라들의 군비 지출이 동반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사우디와 단교 사태를 경험했던) 카타르 등이 영향을 받는다. 사우디가 국방비를 늘리면, 카타르도 똑같이 군비 증강에 나서는 모습을 보인다.”

-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국방비 지출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클까.

그렇다. 호주나 일본처럼 중국을 주요 안보 위협 요인으로 보는 나라에서 그런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적어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국방비 지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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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국과의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 중국의 군비 증강은 주변국의 국방비 규모 확대로 이어진다. 일종의 악순환이다./SIPRI 제공

 

평화 배당금이 사라진다

- 한국은 북한이라는 안보 위협 때문에 국방비로 많은 돈을 쓴다. 사회경제적으로 어떤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나.

국방비 지출과 복지 지출 사이의 트레이드오프 관계는 늘 논쟁거리였다. 물론 군사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면 방산 분야의 성장과 고용 창출,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 등 돌아오는 것들이 있다. 분명한 건 한정적인 자원을 두고 각 분야의 예산은 경쟁해야 한다. 어떤 분야에 1달러를 쓰면 다른 분야에 쓸 돈 1달러가 줄어든다. 국방비 지출이 늘어난다면 보건이나 교육 분야에 쓸 돈이 제약을 받는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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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서부 유럽의 국방비 지출 증가 추이. 냉전 종식 이후 국방비 비중이 줄면서 일종의 평화 배당금 효과를 누려왔지만, 최근 러시아의 위협이 커지면서 

다시 군비 지출을 늘리게 됐다./SIPRI 제공

 

- 전 세계적인 평화의 경제적 가치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

군사비 지출의 반대편이 평화의 가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국방비로 지출한 모든 돈은 세계 평화를 위해 사용되지 않은 돈이다. 냉전이 끝나고 나서 소위 평화 배당금이라는 게 있었다. 국방비에 집중하던 돈을 다른 분야에 분배해서 얻는 경제적 이익이 있었다는 의미다. 중서부 유럽 국가들은 평화 배당금의 효과를 분명히 누렸다. 그런데 최근에 다시 군사비 지출이 냉전 시절의 수준을 넘어서게 됐다.”

홍준기 기자 / 조선일보, 202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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