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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지휘권의 상징… 전통과 명예 그리고 자부심이다_ 군, 기(旗) 이야기- ① 군기의 의미와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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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댓글 0건 조회 1,152회 작성일 24-02-0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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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권의 상징전통과 명예 그리고 자부심이다

 

, () 이야기- 군기의 의미와 중요성

 

·평시 어떤 상황에도 반드시 수호

부대 기원·특징·임무 등 담긴 상징물

반납 시 영구보관제작·수여도 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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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22일 개최된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국군군기단이 행사 준비를 하고 있다. 김병문 기자

 

국방일보는 2024년 갑진년 새해를 맞아 연중 캠페인 , 기 살리기의 하나로 군기(軍旗)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군기 이야기는 각 부대의 깃발을 통해 역사와 임무, 전통을 알아보고 소속원들의 긍지를 높이기 위한 코너입니다. 오늘 첫 순서로 군기의 의미와 중요성을 소개합니다.

# 1965년 베트남 파병 부대 편성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관건은 해병대를 육군과 함께 혼성전투사단으로 꾸릴 것이냐, 독립부대로 운영할 것이냐였다. 많은 논의가 오갔으나 결국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이봉출 청룡부대장에게 직접 군기를 수여하면서 해병대는 독립부대로 베트남에 파병됐다. 한국 해병대의 새로운 신화인 청룡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2023926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행사 장병들은 칼 같은 제식과 우렁찬 함성으로 강한 국군의 위용을 오롯이 드러냈다. 장병 모두가 행사의 주인공이었지만, 특히 눈에 띄는 장병들이 있었다. 행사 대열 중앙에 위치한 국군군기단이었다. 이들의 존재가 특별했던 건 바로 부대를 상징하는 군기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이들 하나하나가 하나의 부대라는 의미가 된다.

 

지휘관 옆에 자리할 정도로 중요

군에서 군기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군기의 종류·규격·사용 및 관리 등에 관해 필요한 사항을 담은 군기령(대통령령)에는 군기를 각 부대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깃발로, 전통과 명예의 표상이라 규정하고 있다. 특히 그 부대를 대표하는 까닭에 전·평시 어떠한 상황에서도 필히 수호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군기를 중요하게 여긴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군기는 북과 나팔 등과 함께 진형을 짠 부대 병사들을 지휘하는 데 사용됐다. 군기를 잃게 되면 지휘체계가 무너지고, 결국 전투에서 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군기는 부대에서 가장 보호받는 물건 중 하나가 됐고, 부대의 중심인 지휘관 옆에 주로 위치했다.

아울러 군기는 부대의 기원, 특징, 임무 등을 담고 있는 부대의 상징이자 명예를 드러낸다. 이러한 이유로 군기를 잃는 것은 군인에게 큰 치욕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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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920일 경북 포항에서 열린 해병대 청룡부대 베트남 파병 출정식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이봉출(준장) 부대장에게 부대기를 수여하고 있다. 국방일보 DB

 

 

2사단 2공병대 뺏기기보다 차라리 태워

6·25전쟁 당시 미2사단 제2공병대의 사례를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19501129~121일 미8군은 청천강 인근 평안남도 군우리에서 철수작전을 전개한다. 당시 미2사단, 그중에서도 제2공병대는 불도저와 트럭 같은 중장비 탓에 행렬의 마지막에 있었고 후방을 지키며 퇴각해야 했다.

하지만 중공군은 이미 국군으로 위장하고 산악지형을 강행군해 미군의 퇴로를 먼저 점령한 뒤였다. 그들은 미군이 철수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고, 맹렬히 공격했다. 그 당시 제2공병대를 이끌던 대대장 알러리치 자켈레 중령은 앞선 호송대가 불과 3도 가지 못하고 매복 중이던 중공군에 포위돼 공격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어 포위망이 좁혀 오자 그는 위기 상황을 직감하고 부대기가 들어 있는 나무상자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였다. 중공군이 부대기를 마음대로 휘날리는 치욕을 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미2사단은 이 전투에서 큰 피해를 봤다. 특히 제2공병대는 사단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처참한 결과였으나 이들은 부대기를 뺏기지 않고 명예를 지켰다는 점에서 이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래서 미2사단은 이를 잊지 않기 위해 부대기를 불태우는 부대기 전소식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픽션이 가미됐으나 미 해병대의 이라크전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제네레이션 킬에서도 군기의 중요성이 나온다. 극 중에서는 대대장의 잘못된 판단으로 베트남전부터 내려오던 군기를 분실하면서 부하들이 지휘관을 불신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대대장은 내 경력 중 가장 후회스러운 사고라며 자기 실수를 괴로워한다. 미군이 군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휘관 이·취임 시 부대기 이양의식

우리 군도 군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우리 군에선 지휘권으로서의 상징성이 크다. 지휘관 이·취임식 때 가장 중요한 의식이 부대기이양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상급 지휘관에 의해 지휘권이 정식으로 전임자에게서 후임자에게로 넘어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군기는 함부로 만들 수 없다. 군기령에 따르면 합참기와 국방부 직할부대기는 각각 합참의장과 국방부 직할부대장이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제작할 수 있다. ··공군 및 해병대기, 사단급 이상 부대기 제작 또한 국방부 장관 승인사항이다.

부대·병과 창설로 군기를 수여할 때는 더욱 엄격한 절차 아래 이뤄진다. 합참기, ··공군 및 해병대기, 사단급 이상 부대기는 대통령이 수여하고 병과기는 각 군 참모총장이 수여해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항이 있으면 위임 수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최소 각 군 참모총장이 전수해야 한다.

반납 역시 마찬가지다. 부대가 해체·통합되거나 병과가 폐지됐다면 군기는 국방부 장관, 각 군 참모총장에게 반납해야 한다. 특히 반납된 군기는 영구보관해야 한다.

임채무 기자 / 국방일보, 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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