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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또 온다" 봄 앞둔 우크라이나 ‘초긴장’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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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댓글 0건 조회 236회 작성일 25-02-0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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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또 온다" 봄 앞둔 우크라이나 초긴장’ [박수찬의 ]


3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파병되어 우크라이나군과 교전 중인 북한군은 막대한 피해에도 전투를 지속하며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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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 자주포가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포탄을 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각에선 북한군이 러시아군의 총알받이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북한군의 전투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올해 5월 개최될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 80주년(전승절) 행사를 앞둔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기 종전 압박에서 유리한 위치를 얻기 위해서라도 결정적인 성과가 필요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군이 추가 파병된다면 우크라이나 전쟁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투력은 있으나 지원 미비한 북한군

지난해 말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처음 투입됐을 때, 전투력이 약하다는 관측이 많았다. ‘용병’ ‘총알받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전투가 지속되면서 북한군에 대한 평가는 바뀌고 있다. 러시아는 본토의 일부인 쿠르스크 지역에 북한군을 투입해 우크라이나군을 공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무인기로 러시아 내륙 지역을 타격하는 모양새다.”고 했다. 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준비는 갖춘 상태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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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특수작전부대원들이 RPG-7 대전차로켓을 표적에 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문제는 산악 지형이 많은 한반도와 달리 평원과 숲이 많은 우크라이나에서는 북한군이 기존에 알던 전술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대규모 해외파병이나 연합훈련 경험이 없는 북한군에게 드론을 비롯한 첨단 무기와 대구경 화포 위주 화력전이 함께 벌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특성은 낯설다.

어떤 형태로든 러시아군의 지원이 필요한데, 북한군이 이 같은 도움을 제대로 받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에 대해 한 명이 달려가 주의를 끌면 매복해 있던 다른 한 명이 조준사격으로 드론을 격추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이 북한 병사들의 시신에서 확보한 유류품 중 드론을 파괴하는 방법이라고 적힌 수기 메모에는 드론이 발견되면 무조건 세 명 중 한 명이 1012앞에서 미끼가 되고, 나머지 두 명이 조준 사격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드론 대응은 대대·여단급 수준에서 전자전을 감행하거나 드론 건으로 요격해줘야 하는 것이라며 이를 일개 병사가 한다는 것은 러시아군의 전투지속지원이 잘 이뤄지지 않는 등 연합전투태세가 확립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파병된 북한군 11000여명 중 사상자가 40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는데, 북한군이 러시아군으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인해전술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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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특수작전부대원들이 건물 안에서 공포탄을 쏘며 시가전 훈련을 하고 있다. 노동신문·뉴스1

 

이와 관련해 러시아인과는 체형이 다른 북한인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방탄복과 헬멧을 지급했다는 의심도 나온다.

일부 북한 병사들은 방탄복 보호판과 방탄 헬멧을 벗어던지고 가벼워진 몸으로 우크라이나군 진지를 빠르게 공격한다.

기동력을 최대한 높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몸에 잘 맞지 않는 개인 장구류에 불편함을 느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북한군과 러시아군의 작전이 매끄럽지 않다는 분석도 많다. 양측은 6·25 전쟁 전부터 역사적 유대관계를 갖고 있었지만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한 적이 없다.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에 파견됐지만 언어적 장벽은 해소하지 못했다.

오인사격이 잇따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12월 북한군이 러시아 군용 차량에 발포해 친러시아 체첸군 8명이 숨졌다.

최근엔 러시아 드론이 북한산 방공체계를 파괴한 정황도 나왔다. 이 무기는 지난 2020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당시 처음 공개된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토르-M1’과 비슷하다.

다만 북한군이 이같은 시행착오를 통해 전술과 장비를 개선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물론 한반도 군사력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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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철망을 설치한 장갑차 위에 탑승해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러시아 전승절 승리 선언공세 가능성

겨울 내내 쿠르스크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일대에서 우크라이나군을 공격했던 러시아군은 올해 봄쯤 대규모 춘계공세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전쟁이 시작된 지 약 3년이 되면서 러시아는 막대한 사상자를 냈다. 이를 보충할 병역자원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최근 러시아가 손실을 메우기 위해 평균적으로 매달 1만명의 특별 부대를 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부대에는 수감자나 대출금을 갚지 못한 러시아인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가 전쟁을 서둘러 끝내려면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 마침 러시아 국내 정치 일정에서 매우 중요한 행사인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식이 5월에 있다.

이때 승리 선언을 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선 성과가 있어야 한다.

대규모 공세를 감행해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 전역을 점령한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같은 성과를 내세우면서 승리 선언을 하는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전 협상에 응하는 출구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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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다연장로켓이 벌판에 방치되어 있다. EPA 연합뉴스

 

이를 위해 러시아군이 5월 전에 전선에서 대규모 춘계 공세를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북한군 추가 파병과 포탄·미사일 등의 무기 지원은 이 같은 전략을 뒷받침할 중요한 수단이다. 대규모 공세를 펼치려면 잘 훈련된 군대를 많이 확보하고, 장기간 전투를 치를 수 있는 군수물자와 중화기를 대량 비축해야 한다.

러시아 방위산업계가 러시아군이 요구하는 수량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보내는 무기와 탄약, 지원병력은 러시아군에 매우 중요하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장은 최근 미국 군사전문매체 워존(TWZ)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추가파병군은 포탄과 로켓, 단거리 미사일을 쏘는 포병대가 주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부다노우 국장은 북한이 최근 3개월 사이에 러시아에 170자주포 120대와 240다연장로켓포 120문을 전달했고, 앞으로도 지금까지 지원된 것보다 많은 포병 장비가 러시아로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올해도 150발가량 러시아에 추가 지원할 것이라고 부다노우 국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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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240방사포탄이 표적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러시아군이 북한산 중화기 사용법을 단기간 내 익히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자주포 등을 운용할 병력도 북한이 함께 보낼 가능성이 크다.

북한군이 자주포와 다연장로켓포를 직접 다룬다면, 별도의 교육과정이 없어도 즉각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북한군 보병이 추가로 파병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영문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북한군 손실 추세로 볼 때, 오는 4월 중순쯤 궤멸될 가능성이 있다고 최근 밝혔다.

북한군으로서는 지금까지 발생한 사상자를 보충하고, 생존 장병 중에서도 정신적 충격 등으로 전투를 지속하기가 어려운 인원은 귀국시켜야 한다. 피해를 입은 부대를 재정비하면서 장비도 보충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추가 파병은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북한 동향 관련 자료에서 북한군이 다수 사상자 및 포로 발생에 따른 후속조치와 추가파병 준비를 가속화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투에서 큰 피해를 입은 1차 파병군을 재정비하기 위한 교대병력 등의 소요와 포병 무기 등의 지원을 합치면 북한의 추가 파병 규모는 상당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떨어지고 있고, 병력 손실을 보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군과 북한군의 공세가 본격화할 올해 봄을 우크라이나군이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전쟁의 승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수찬 군사전문기자 / 세계일보, 202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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