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정감사, 국회 국방위 여야 간사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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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국정감사, 국회 국방위 여야 간사에게 듣는다
성일종 의원 … "학군장교 복지 수준 형평성 맞춰야“
김병주 의원 … "초급간부 각종 수당 개선 이뤄져야“
성일종 의원
국가 위해 봉사하는 헌신 제대로 대우 받고
장병들 명예와 자부심 가질 수 있도록 노력
‘녹물 관사’ 제로화 등 반드시 달성해 나갈 것
김병주 의원
육·해·공군, 해병대 모두 제 역할 충실히 수행
군인들에게 헌신만 강요하는 현실 이제 바꿔야
초급간부 전방 숙소·시간외근무수당 현실화 추진
2023년 국방부 종합 국정감사 모습
지난 8일을 끝으로 올해 국회 국정감사(국감)가 마무리됐다. 앞으로 주요 감사 내용과 결과 등이 담긴 ‘결과보고서’를 상임위원회별로 작성해 본회의에서 의결하게 된다. 국감은 국회의 주요 기능 중 하나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국정운영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입법 활동과 예산심사를 위해 필요한 자료·정보를 획득하며, 나아가 국정의 감시·비판으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활동이다. 우리 군에게 국감은 강한 군사력과 튼튼한 안보를 위한 따끔한 지적·조언을 들을 기회다. 이에 국방일보는 성일종(충남 서산·태안)·김병주(비례) 국회 국방위원회(국방위) 여야 간사와 인터뷰를 통해 2023년 국감을 되돌아봤다. 인터뷰는 바쁜 의정활동을 고려해 같은 질문으로 각각 진행한 뒤 대담 형태로 정리했다. 정리=임채무 기자/사진=한재호·이경원 기자
-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올해 국감을 진행했나?
성일종 의원=우리 군의 미래 방향을 모색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이 밖에도 학군사관후보생(ROTC) 모집률 하락, 장기 복무 군의관 감소, 병력자원 수급을 위한 외국인 모병제 도입, 육군 불침번 제도 폐지 등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대안을 찾는 데 노력했다.
김병주 의원=안보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없는지를 집중적으로 봤다. 외형과 무형 전투력으로 나뉘는 전투력 중 이번에는 무형 전투력에 집중했다. 해병대 순직 병사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국방부가 제대로 조치했는지, 육군사관학교(육사)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문제 등을 따져 물었다.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하려는 정부의 부당성도 낱낱이 짚었다. 더불어 유형 전투력 부분에서는 장병들의 의식주 문제를 주로 살펴봤다.
- 우리 군이 잘하고 있거나 칭찬할 부분은 무엇인가?
김 의원=육·해·공군, 해병대 모두 군단급 이하 부대는 묵묵히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었다. 현장점검으로 제주도 해군기지와 해병대에 갔을 때 열심히 하는 모습에 감사했다. 호국훈련으로 여념이 없었는데, 육군5군단에서는 장병들의 땀으로 우리가 편안함을 누린다고 생각했다.
성 의원=육사 홍범도 흉상 이전은 군의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홍 장군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최고의 독립 영웅이며, 모두가 존경하는 분이다. 그러나 그분의 흉상을 육사에 두는 것은 위치가 적절하지 않으며, 더 적합한 장소인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해야 한다. 각 군 사관학교의 6·25전쟁사 과목 등 북한의 이해와 전략·전술 과목을 필수과목으로 변경한 조치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에 더해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의 명칭 변경 논란과 관련해서 일관된 원칙과 기준에 따라 명칭을 유지하는 것은 잘했다고 본다.
김병주 의원
- 보완해야 할 부분은 없는가?
성 의원=최근 10년간 장기복무에 지원한 군의관 수가 지속 감소했다. 특히 2014년 이후 매년 한 자릿수를 맴돌았고, 2020년과 2023년에는 지원자가 없었다. 장기복무 군의관의 감소는 결국 유사시 총상이나 파편상 등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해야 할 숙련 의료인이 줄어 우리 군 의료 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장기복무 군의관을 양성할 수 있는 ‘국군의무사관학교’ 설립이 필요하다. 이곳에서 양성된 군의관 중 일부가 도서 벽지 등에서 공중보건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김 의원= 장병들의 의식주와 복지 향상에 관심을 더 쏟아야 한다고 느꼈다. 첨단무기는 앞서지만 복지는 국민총생산(GNP) 1만 달러 국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감 기간 초급간부들의 열악한 복무환경과 복지를 지적했고, 예산에 반영되도록 요구했다.
- 국감 기간 여러 부대를 찾아 현장점검을 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김 의원=제주 해군7기동전단에 갔을 때 구축함을 타고 바다로 나가 입체 대잠전 훈련을 참관했다. 잠수함을 어떻게 발견해 상황을 전파하고 조치하는지 생생하게 봤다. 바다에서 잠수함 잡는 게 참 어려운데 대잠헬기와 구축함, 잠수함의 통합적인 노력이 인상 깊었다. 우리 해군이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성 의원=미래 전쟁을 대비한 드론작전사령부가 기억에 남는다. 사실 창설이 좀 늦었다. 좀 더 일찍 창설돼 더 많은 준비를 했었으면 전투실험도 많이 할 수 있었고, 군 드론을 개발해 군수품으로 팔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다.
- 21대 마지막 국방위 국정감사였다. 총평을 한다면?
성 의원=국감 첫날 야당 의원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장관 임명을 철회하라는 피켓을 붙여 국감을 파행시키는 등 ‘안보에 여야 없다’라는 불문율이 깨져 아쉬웠다. 이와 함께 국방부가 각 사업을 꼼꼼히 챙기지 않아 군인들이 피해 보는 사례가 일부 있었다. 국방위 소속 의원이자 여당 간사로 이러한 것들을 바로 잡아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장병들의 헌신이 제대로 대우받고, 명예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김 의원=이번 국정감사는 아주 의미 있었다. 국민적 관심사인 육사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해병대 외압 문제 등 군이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의 취약 부분인 복지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방산이나 군사력 건설에 있어서 보완할 부분을 밝히고 지적해 우리 군이 강군으로 가는 데 보탬이 됐다고 본다.
- 두 분 모두 의정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최근 발의한 주요 법안은 무엇이 있나?
김 의원=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과 방위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있다. 기존 병역법으로는 사이버 공간에서 병역 브로커나 병역 기피자들을 수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을 통해 병무청 특별사법경찰관의 직무 범위를 병역면탈 조장 정보 게시자, 교사 및 방조자까지 확대해 병역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였다. 방위사업법과 관련해서는 방위산업은 국가안보를 위해 핵심 산업임에도 그 특성을 반영한 제도가 미비했다. 고가의 계약인 경우가 많지만, 이행이 지연되거나 실패할 가능성도 컸다. 이에 이행지체의 원인이 계약상대자뿐만 아니라 정부 또는 협력업체 등에 함께 있는 경우에는 지체상금을 감면하는 등 지체상금제도를 합리적으로 운영토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방위산업이 국가 핵심 산업으로 육성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고 자부한다.
성 의원=여러 법을 발의했는데, 군인공제회법 개정안이 기억에 남는다. 현재 하사 이상 군인과 군무원, 국방부 공무원 등이 군인공제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이렇게 한정된 인원을 대상으로 운용하다 보니 다른 곳과 비교해 자금 경쟁력이 떨어진다. 개정안은 현역병, 예비역, 국방 관련 단체도 가입할 수 있게 함으로써 군인공제회의 자금 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취지다. 무엇보다 이를 통해 군인공제회가 수익률을 높임으로써 병 사기진작 등 복무여건을 개선하고, 전역 후에도 보훈 차원에서 복지혜택을 받도록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성일종 의원
- 초급간부 복무여건 개선이 최근 화두다.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성 의원=초급간부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하고 있는 학군장교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 학군단의 의무복무 기간은 28개월로 군사교육 기간까지 합치면 32개월이다. 육군 병사 복무기간인 18개월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차이 난다. 그래서 군사교육 기간은 제외하고, 의무복무 기간을 최소 24개월로 줄여야 한다. 또 전시 학군후보생이나 각 군 사관생도나 똑같이 임관해 소대장으로 임무 수행하는 만큼 복지수준도 형평성 있게 맞춰야 한다고 본다. 우선 단기복무장려금에 더해 매월 100만 원 정도 ‘역량 강화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관생도와 차이를 맞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 의원=초급간부들의 숙소를 시대 상황에 맞춰야 한다. 전방 숙소가 열악한 데 아주 쾌적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 아직도 전방에서 2~3명이 원룸을 쓰는 사례가 허다하다. 각종 수당도 현실화해야 한다. 시간외근무수당부터 개선해야 한다. 훈련 나갔을 때는 간부들이 병사들과 병식을 하는데 밥값을 낸다. 이를 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병사 봉급은 계속 오르는데 초급간부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상향해야 한다. 단기복무 초급간부들의 취업이 어려운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 우리 군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하고 있나?
김 의원=장병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그동안 군인들에게 헌신만을 강요한 것이 현실이었다. 첨단무기와 전력강화에 집중하다 보니 군인들 삶의 질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었다. 예산의 우선순위에서도 그 부분이 소홀했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성 의원= 첨단과학기술을 무기체계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도입해가야 한다. 우리는 이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첨단과학기술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군을 첨단화시키지 않고는 전쟁에서 이길 수가 없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첨단과학기술이 군사 분야에 도입되면 미래 전쟁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을 것이다.
- 21대 국회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국방위 간사로서 앞으로 활동 방향이 궁금하다
성 의원=초급간부 및 부사관의 복무 개선에 중점을 두고 활동할 예정이다. 병사 봉급 2025년까지 병장기준 205만 원 달성과 ‘녹물 관사’ 제로화 등을 반드시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울러 국군의무사관학교와 외국인 모병제도 추진해 보려고 한다. 외국인 모병제는 우리 군에서 일정 기간 근무한 뒤 귀화를 받는 방향이 좋을 것 같다. 군에서 애국심과 국가에 대한 개념도 새로 정립할 수 있다. 특히 대한민국에 이바지한 뒤 국민이 되게 하는 게 올바른 방향 같다.
김 의원=국회는 법과 예산이 가장 중요하다. 내년도 예산 심의하고 있는데, 국방을 튼튼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와 함께 국방위에 넘어와 있는 법이 200여 개 된다. 국방위 법안심사소위원장으로서 필요한 법이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국토방위에 전념하는 장병에게 격려의 말을 부탁한다
김 의원=제가 군 복무할 때는 24시간 대기태세를 유지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전역 후 보니 언론·집회의 자유, 거주 이전, 자유로운 해외 여행 등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이 잘 보장되지 못했다. 여러분들의 헌신이 정말 고맙다. 지금 이 시각에도 전후방 각지, 해외에서 땀 흘리는 장병이 있기 때문에 국민이 편안한 삶을 누리고 있다. 여러분들의 땀이 매우 귀중하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복무해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노력해 주시길 당부드린다. 국군 장병 파이팅! 국군 장병을 응원한다.
성 의원=인생의 황금기는 두 번 온다. 생물학적 황금기와 사회적 황금기다. 그중 사람이 성장하는 생물학적 황금기에 국가를 위해 신체가 제약되는 공간에서 군 복무를 한다는 것은 대단한 희생정신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에 헌신하는 장병들이야 말로 우리의 영웅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장병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며, 감사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를 전한다. 여러분들의 헌신과 노고가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계속 모색해 나가겠다.
국방일보,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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