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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언제든 벌어진다…그리고 아무도 대신 싸워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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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댓글 0건 조회 2,286회 작성일 24-02-1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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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언제든 벌어진다그리고 아무도 대신 싸워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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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는 25일이면 만 2년을 넘어선다. 러시아는 단기간에 승부를 보려던 원래 계획이 틀어졌지만, 우크라이나 동부를 장악한 채 휴전을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군수 지원이 끊겨 현재 방어선을 지키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대로 휴전한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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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 국영방송에서 미국 대통령 후보를 논평하는 등 국제 정세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러시아 경제도 순항 중이다. 전쟁 충격으로 경제 성장률이 2022-2.1%를 기록했으나 작년 3.6%로 반등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성장률은 2.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표면적으로 푸틴의 승리가 목전에 다가왔다. 힘의 논리가 통하는 국제사회의 현실이 드러나면서 글로벌 정치·경제 구도가 격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 독재자는 전쟁으로 힘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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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 일대를 점령하고 약 1500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과 대치하고 있다. 개전 4개월 만에 영토의 20%(크림반도 포함)가 함락된 우크라이나는 지원받은 전차·장갑차로 대반격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영토를 되찾을 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미 국무부는 우크라이나 영토 수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지원 전략을 짜고 있다는 정부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다음달 대선에서 5선을 노리는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80% 을 오르내린다. 서방 정보기관을 속이느라 군수·보급 등의 준비 없이 개전해 우크라이나보다 더 큰 인명 피해를 본 사실은 승리를 위한 작은 희생으로 포장됐다.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 명예회장은 푸틴은 인명 피해가 많다는 점을 들어 러시아인들에게 자국이 침략자가 아니라 피해자라고 현실을 호도했다고 전했다. 푸틴이 정권을 재연장하면 그의 집권 기간은 옛 소련 이오시프 스탈린의 31년 독재(1922~1953)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전망이다.

전쟁 전 러시아가 무력으로 이득을 볼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는 전쟁 이후 주요 수출 품목인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중국, 인도, 중동 국가 등과의 교역이 증가하면서 제재 충격을 상당 부분 완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러시아가 석유 및 천연가스 판매로 거둔 세금 수입은 16350억루블(229390억원)로 전년 대비 25% 이상 늘었다.

 

(2) 신냉전레트팀과의 뚜렷한 결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과 러시아·중국 등 냉전 시절 공산 진영(레드팀)은 경제적으로 빠르게 결별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현대자동차는 공장을 1만루블(14만원), 하이네켄과 닛산은 각각 1달러(1300)에 넘기고 쫓겨나다시피 철수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조짐이 나타나자 서방 기업들은 썰물처럼 중국을 탈출하고 있다. 미 정부와 EU 집행부도 정책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있다. 신규 기업 투자는 서방 공급망에 편승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등으로 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미·중 균형론,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론 등이 설 자리가 더욱 줄었다.

러시아는 중국·북한 등의 국가와 똘똘 뭉치고 있다. 러시아는 제재를 부과한 국가 외에 다른 국가를 통해 러시아 원유를 실어 나르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을 운영해 원유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달러 결제망에서 퇴출됐지만 이를 비웃듯 위안화로 중국과 인도에 석유와 LNG를 수출하고 있다. 군사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공급 받은 포탄은 100만 발이 넘는다.

 

(3) 피해는 오로지 남은자들의 몫

우크라이나는 국민들의 항전 의지로 전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 2년 동안 군인 약 7만 명(미국 정부 추정)이 사망하고, 12만 명이 다쳤다. 민간인도 3만 명(유엔 추정) 가까이 죽거나 다쳤다. 우크라이나는 탄약 부족으로 어려움에 처하면서 지난주 도네츠크주의 격전지 아우디이우카를 추가로 빼앗겼다. 파괴된 주택과 도로, 항만 등을 복구하려면 향후 10년간 1200조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안전 보장 약속을 믿고, 옛 소련이 남긴 전략 핵탄두 1240기를 포기하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침공 후 미국은 돈과 무기만 제공했을 뿐 미군은 우크라이나 땅에 보내지 않았다. EU에서도 파병한 곳은 없다.

유럽 각국은 뒤늦게 러시아 위협에 대비해 군비를 늘리고 있다. 폴란드는 한국산 자주포와 전차를 대량 주문했고, 독일은 올해 옛 소련 붕괴 후 처음으로 예산의 2%를 초과하는 국방비를 책정했다. 중립국 스위스도 2028년까지 국방비를 19% 늘리기로 했다.

 

(4) 수천억 방공방 뚫은 '골판지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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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과 인공지능(AI)으로 인해 달라지는 전쟁 양상에 대비하는 것도 과제다. 전쟁 초기 양측은 튀르키예 바이락타르 TB2’ 드론과 이란 샤헤드-136’ 자폭 드론을 동원했다. 드론은 10억달러(12000억원)짜리 패트리엇과 러시아 동급 무기 S-300의 방어망을 뚫고 활약했다. 양측이 안티-드론 전자전 장비를 동원하자 우크라이나는 호주에서 대당 670달러(90만원)짜리 골판지 드론을 수입했고, 장난감 가게에서 볼 수 있는 중국 DJI 드론까지 동원했다. 미 육군은 지난달 20억달러(26000억원)가 들어간 차세대 공격 정찰헬기 사업을 취소했다. 랜디 조지 미 육군 참모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장을 통해 무인 시스템과 우주선에 탑재된 센서가 더 멀리 도달할 수 있고, 더 저렴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정찰·정보 자산의 중요성도 재평가됐다. 미국과 유럽이 정찰위성으로 러시아군 위치를 실시간 중계방송해 러시아는 개전 초기 큰 피해를 봤다. 미국의 민간 위성 시스템인 스타링크도 전쟁에 활용되고 있다. 위성 기술의 발달로 후방에서 명령만 내리던 정치인과 군 간부도 언제든지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 한국경제TV,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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