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 내전 13년 만에 승리 선언… ‘54년 세습 독재’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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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반군, 내전 13년 만에 승리 선언… ‘54년 세습 독재’ 종말
이란·러시아 지원받았던 철권통치
전쟁 여파 무력화된 틈타 점령당해
총리 “국민이 선택한 지도부와 협력”
파죽지세로 진격하던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장악하고 승리를 선언한 8일 다마스쿠스 우마이야 광장에 모인 시리아 시민들이 탱크에 걸터앉아 ‘브이’를 그려 보이는 등 반군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다마스쿠스 AFP 연합뉴스 AFP=연합뉴스
2011년 3월 ‘아랍의 봄’으로 촉발돼 무려 13년 9개월 동안 이어진 시리아 내전이 반군의 승리로 종지부를 찍었다. 이슬람 무장세력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을 주축으로 한 시리아 반군이 8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일가의 대를 이은 철권통치도 막을 내렸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시리아 반군이 “다마스쿠스가 해방됐다”고 선언했으며 알아사드 대통령은 도피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도 알아사드 대통령을 태운 비행기가 다마스쿠스를 떠났으며 목적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반군은 그동안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던 러시아와 이란이 각각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무력화한 틈을 타 친튀르키예 무장세력과 합세, 시리아 북부 제2의 도시 알레포를 지난달 27일 점령했다.
이후 파죽지세로 기세를 넓히던 반군은 남부 대부분의 도시를 차지했고 전날 중부 전략도시 홈스를 장악한 데 이어 이날 수도까지 점령했다. 반군이 거점도시를 확보하는 사이 알아사드 대통령은 망명설을 부인했지만 수도가 함락되자 결국 고국을 버리고 종적을 감췄다.
이날 ‘아랍의 봄’ 당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이다 장기간 탄압을 받은 홈스 중심가 시계탑 광장에서는 주민들이 알아사드 대통령의 포스터를 뜯어내 짓밟고 불태웠다. 수많은 차가 광장에 모여 경적을 울리는 동안 일부 시민들은 땅바닥에 엎드려 기도를 올렸다.
알아사드 정권의 모하메드 알잘리 총리는 알아사드 대통령이 시리아를 떠났다며 “국민이 선택한 어떤 지도부와도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발표했다. 시리아 정부군도 알아사드 대통령의 통치가 끝났으며 병사들에게 더는 복무할 필요가 없음을 통보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부친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은 54년간 시리아에서 2대에 걸쳐 최고권력을 독점해 왔다. 하페즈는 여러 차례 쿠데타에 가담하다 1970년 쿠데타로 국무총리에 올랐다. 그는 이듬해 대통령이 됐고 2000년 사망 후 아들 바샤르가 정권을 이어받았다. 그는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내전이 벌어지자 화학무기까지 써 가며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해 철권통치를 수호했다.
시리아 반군조직 가운데 동북부의 쿠르드족 민병대를 지원한 미국은 시리아의 독재정권 붕괴에 놀라워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시리아에서의 놀라운 일들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시리아에는 ISIS 소탕을 명분으로 미군 900명이 주둔하고 있다.
반군의 주축인 HTS는 2011년 창설된 ‘알누스라 전선’을 전신으로 한다. 창설 초기에는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저항보다는 과격한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이념을 설파하는 데 초점을 둔 단체였다. 그러나 단체 지도자인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가 2016년 알카에다와의 연계를 공식적으로 끊고 이름을 HTS로 바꾸면서 변신을 꾀했다. 알졸라니는 이슬람주의와 민족주의를 결합한 온건적인 이념 노선과 ‘시리아 해방’을 내세워 다른 반군 분파를 규합했다. 실제로 HTS는 여성의 히잡 착용을 강요하지 않는 등 비교적 온건한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HTS의 목표가 시리아의 민주화가 아닌 근본주의적 이슬람 국가 건설이라고 보고, HTS 지도부가 여전히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다며 HTS를 테러 조직 명단에 올린 상태다.
윤창수 전문기자 / 서울신문, 202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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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러-이란은 정부군, 美는 반군… 강대국 대리전 된 ‘시리아 내전’
(이기욱 기자 / 동아일보,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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