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불안’ 해결하자니 ‘사회 불안’ 더 커졌다… 징병제 부활 ‘딜레마’ [Global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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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불안’ 해결하자니 ‘사회 불안’ 더 커졌다… 징병제 부활 ‘딜레마’ [Global Focus]
■ Global Focus
유럽 등 각국, 세계 분쟁·트럼프 ‘美 우선외교’에 잇단 복귀
佛, 28년만에 자발적 군복무제
내년 3000명… 2035년엔 5만명
獨, 신병부족땐 강제징집 법개정
내년 18세 남녀에 복무의사 질문
이스라엘, 하레디 징집놓고 갈등
홀로코스트 상처에 군대 예외로
입대 거부하며 대규모 시위 벌여
스위스, 女 병역확대 투표 부결

‘안보 불안’ 해결하자니 ‘사회 불안’ 더 커졌다… 징병제 부활 ‘딜레마’[Global Focus]

지난달 2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알프스 지역에 주둔 중인 제27산악 보병여단을 방문해 자발적 군복무제 도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위 사진). 아래는 지난달 1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독일 연방군 창립 7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한 군인들이 행진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등 세계 곳곳의 분쟁 장기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재확인된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으로 안보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각국이 징병제를 부활하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징병제를 폐지했던 프랑스와 독일이 징병제로 복귀했고, 폴란드는 전 국민 대상 기초 군사 훈련 제도를 도입했다. 일부 국가들은 여성을 징병대상으로 확대하는 등 안보 자강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 러 위협에 ‘징병제’ 복귀… 전 국민 군사훈련 등 재무장 = 냉전 종식 후 징병제를 중단했던 프랑스가 28년 만에 자발적 군 복무제라는 명목하에 사실상 징병제로 복귀했다. 그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유럽 침공 우려를 경고했던 것에 맞춰 자국 병력 확보에 나선 셈이다.
자발적 군 복무제는 말 그대로 자원자에 한해서만 시행되고, 대상은 18세와 19세 청년이다. 군 복무 기간은 10개월이다. 연간 1만∼5만 명 규모로 모집될 이들은 한 달간의 기초 훈련 후 9개월간 현재 20만 명인 모병제 상비군과 함께 동일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2026년 여름 3000명을 선발하고, 매년 증원해 2030년에는 1만 명, 2035년엔 최대 5만 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원하면 현역 입대도 가능하며 직업군인 과정에 필요한 지원을 받게 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청년과 예비역, 현역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군 조직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도 징병제 부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1년 모병제로 전환했던 독일은 신병 모집이 부족할 경우, 강제 징집이 가능한 병역 제도 개편안에 최근 합의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독일은 내년부터 만 18세가 되는 독일 남성, 여성에게 서면으로 군 복무 의사를 묻는다. 남성은 의무적으로 답을 해야 하지만, 여성은 답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 2027년부터는 만 18세가 되는 남성은 의무적으로 군 복무에 적합한지를 확인하는 신체검사를 받아야 한다. 기존 모병제의 틀을 깨지 않는 선에서 징병이 가능한 기초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18만3000명인 병력을 2035년까지 25만5000∼27만 명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또 예비군 제도도 강화해 전체 동원 가능 병력을 냉전기 때와 유사한 46만 명으로 확충할 예정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규모에서 유럽 내 3위인 폴란드는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기초 군사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준비 태세 프로그램’은 사격 및 기본 전투기술과 함께 방독면 사용법, 생존 기술, 화재 시 안전 대응법과 응급처치 등을 교육한다. 이 계획은 2027년까지 40만 명의 민간인 훈련을 목표로 한다. 앞서 폴란드에서는 여름부터 실제 군사 훈련장에서 18∼64세 민간인을 대상으로 각종 무기를 동원한 자발적 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까지 정치인, 사무직 인원을 포함해 4만 명의 민간인이 훈련에 참여했다.
◇ 부족한 병력 채워라… 북유럽, 여성 포함 징병제 박차 =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북유럽 국가들은 부족한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유럽 최초로 성중립 징병제를 도입한 노르웨이는 2015년부터 남녀를 동일하게 징병 대상으로 포함했다. 징집병 중 여성 비율은 35%를 넘는다. 노르웨이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잉그리드 알렉산드라 공주도 징집병으로 선발돼, 지난해 초부터 복무 중이다. 노르웨이는 약 9000명인 징집병을 단계적으로 늘려 2036년 1만36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스웨덴도 2017년 징병제를 부활시키면서 성중립을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 덴마크 역시 지난 7월부터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하는 새 제도를 시행했다. 병사의 의무복무 기간도 기존 4개월에서 11개월로 늘리기로 했다. 그 결과, 덴마크 군인의 25%가 여성이다. 덴마크는 현재 7000∼9000명 수준의 직업군인을 포함해 2만 명의 상비군을 두고 있는데 이번 국방강화안을 통해 상비군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2028년까지 최대 6000명으로 구성되는 보병여단을 창설하고 지상 대공망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하 생략…)
이종혜 기자 / 문화일보, 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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