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에 골칫거리 던지 9쪽짜리 美펜타곤 보고서…‘붙박이’ 주한미군은 더 이상 없다? / 미 국방부의 ‘임시 국가 방어 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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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에 골칫거리 던지 9쪽짜리 美펜타곤 보고서…‘붙박이’ 주한미군은 더 이상 없다? /
미 국방부의 ‘임시 국가 방어 전략 지침(Interim National Defense Strategic Guidance)’
WP 통해 보도된 미 국방부 전략 지침 문건
대만·美본토 방어집중 전략에 동맹불안 ↑
트럼프 거래주의 맞설 ‘협상의 기술’ 중요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매경DB]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군사력 운용 방향이 적시된 미 국방부 문건이 외신에 보도돼 세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보도된 미 국방부의 ‘임시 국가 방어 전략 지침(Interim National Defense Strategic Guidance)’ 문서에는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와 ‘미국 본토 방어’가 최우선 임무로 설정됐다.
반면 북한과 러시아, 이란의 위협 대응과 관련한 대부분의 역할은 동맹국들이 담당하고, 이를 위해 더 많은 방위비를 내도록 압박하겠다는 구상도 담겼다.
WP에 보도된 보고서는 미국의 동맹국이자, 중국의 핵심 교역 파트너이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싸우고 있는 한국에 만만찮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일단 한국 국방부는 WP 보도에 대해 ‘주한미군의 주임무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31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WP 보도와 관련한 질문에 “미 국방부 공식 입장이 나오거나 확인된 사항이 아니어서 특별히 언급할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군은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주한미군의 가장 큰 역할이고, 그것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대 한미 행정부를 포함한 양국의 역대 정권이 확고한 대북 공조와 확장억제,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공감하며 완전한 협력을 약속한 점을 재확인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방위비 압박 가시화?
미8군 인력이 평택항에 도착한 제2스트라이커여단전투단(SBCT) 장비를 하역하고 있다. [매경DB]
다만 군 안팎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략경쟁 대상인 중국을 견제에 집중하기 위해 한국 등 해외에 주둔 중인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한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 동맹국에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을 압박할 수밖에 없다는 예상도 더욱 구체적으로 힘을 받고 있다.
사실 주한미군 등 해외주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미 국방 당국의 구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의 제2차 걸프전쟁 때부터 주한미군을 역내·외 분쟁지역에 투입하는데 유리한 신속기동군으로 개편해 왔다. 제2차 걸프전쟁 때에는 실제로 주한미군 전투 병력 일부가 이라크 전선에 투입되기도 했다.
다만 지금은 북한 핵·미사일 능력과 미·중 전략경쟁이 당시보다 훨씬 엄중해 과거보다 ‘동아시아 균형자’로서의 주한미군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은 더욱 단단하고 촘촘해졌고, 그만큼 양안 관계는 악화일로에 놓여있다. 미국의 국제정치적 패권과 생산력 역시 과거보다 훨씬 약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중국 견제와 본토 방어에 군사력을 집중시키고,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위험을 감수하며 한국 등 동맹국들의 부담을 강요하겠다는 입장을 이번에 공개된 9쪽짜리 보고서에 담은 셈이다.
“한미동맹, 조용한 위기에 처했다” 우려도
미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한반도에 전개한 가운데 진행된 한미연합 공중훈련. [매경DB]
이번 보고서는 양국의 정치적 격변기에 한미관계와 동맹이 미묘하게 엇박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발표돼 한국의 불안을 야기하는 모양새다. 양국관계 전반을 뒤흔드는 ‘본능적 거래주의자’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왔는데, 12·3 비상계엄과 탄핵 여파로 정치 리더십이 구멍난 한국은 이에 대응할 선장이 없는 형국이다.
이 와중에 미국 에너지부는 한국을 ‘민감국가 및 기타지정국가’ 리스트에 올렸고,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지난 27일 이러한 상황을 두고 “한미동맹이 ‘조용한 위기’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 내용을 고려하면 미국은 앞으로 한국에 ‘역내·외에서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주한미군을 차출할 것’이라는 입장을 관철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한국이 대만해협 문제 등 역내 안보사안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길 요구할 개연성도 높다. 또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액수를 대폭 높이도록 전방위적인 압력을 행사할 것도 확실시된다.
이와 관련, 커트 통 전 미 국무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대사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주한미군의 임무는) 북한에 대한 방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이 동북아시아 전체 안보에 더 많이 기여하길 바라고 있다”고 워싱턴DC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한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한국이 한미 대북억제에서 기여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미국에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통 전 대사는 거래주의적 본능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관계와 동맹의 효용성을 잊지 않도록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이익’을 고려해 세심한 협상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美의 인태 중시전략, 韓에 도움될 수도”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시라’호가 13일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을 떠나고 있다. 월리 시라호는 지난해 9월부터 유지·보수·정비(MRO) 작업에 들어갔고 약 6개월 만에 종료됐다. 오른쪽 아래는 MRO 이전 모습. [한화오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보고서를 통해 밝힌 ‘인도·태평양 중시 전략’이 궁극적으로는 한국이나 일본 등 미국의 역내 핵심 동맹국에는 플러스 요인이 되는 부분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큰 틀에서 보면 (미국의) 인태전략 속에 대북 억제력이 있고 대중국 억제도 있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미국으로서는) 주한, 주일미군을 강화시킬 수밖에 없을 것 같고, 동맹이나 유사 입장국과의 정책 공조 역시 더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미국으로서는 인·태 지역에서 중국과의 해군력 경쟁에 막이 오른 가운데 세계 최고 조선업 역량을 갖춘 동맹국인 한국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측면이 있으니, 한국도 ‘협상의 기술’을 적극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그동안 미·중 사이에서 유지했던 ‘전략적 모호성’을 벗고 보다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할 순간을 맞았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또 다른 안보 전문가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미국이 대서양 동맹을 깨고 나오는 것은 그것이 더 이상 미국의(트럼프 대통령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판단에 따른 선택”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이 보다 명시적인 입장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 매일경제,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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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노석조 기자, 양지호 기자 / 조선일보, 2025-04-01)
(김지헌 기자 / 연합뉴스, 2025-03-31)
https://www.taiwannews.com.tw/news/6072795
https://www.globaltimes.cn/page/202503/1331166.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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