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박 건조 능력, 美의 232배… 미국의 선택지는 K조선뿐 / CSIS, ‘2024 중국 군사력 평가 보고서’
페이지 정보
본문
中 선박 건조 능력, 美의 232배… 미국의 선택지는 K조선뿐 / CSIS, ‘2024 중국 군사력 평가 보고서’
중국 해군 항모 랴오닝호와 산둥호가 지난 10월말 남중국해에서 처음으로 쌍항모 훈련을 벌이는 모습. /신화통신 연합뉴스
“반세기 만에 미국이 해상에서 패배(defeat at sea)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해군력이 미국을 턱밑까지 추격했다며 이렇게 분석했다. 미 국방부가 지난 18일 공개한 ‘중국 군사력 평가 보고서’는 중국 해군이 현재 세계 최대 규모 함정을 보유하고 있고, 2030년엔 보유량이 더 늘어 미국과의 격차가 커진다고 예상했다. 2020년 양(量, 함정 수)에서 미국을 처음 추월한 중국 해군은 이제 항공모함과 핵추진 잠수함 등 첨단 군함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어 질(質)의 차이도 좁혀질 전망이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하며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선박 건조 능력”을 협력 희망 분야로 지목한 배경엔 이대로라면 중국에 해군력을 추월당해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미국의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100년 전 해군력이 쇠약해지며 몰락의 길을 걸었던 ‘영국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세계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의 해군 규모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집권한 이후 지난 10여 년 동안 빠르게 팽창했다. 1999년 이후 증강된 중국 해군력의 70% 이상이 시진핑 1·2기(2012~2022년) 때 누적된 것이다. 중국 지도부는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해군 강화, 해외 군사기지 확보를 목표로 하는 ‘해양 강국’ 건설을 국가 발전 전략으로 채택했다. 2017년 19차 당대회 때 시진핑이 해군 증강을 ‘중국몽 실현의 필연적 선택’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래픽=박상훈
같은 시기에 중국 해군 전략은 ‘방어’에서 ‘확장’으로 기조가 바뀌었다. ‘제1도련선’ 안에서 적을 방어하는 ‘근해(近海) 방어 전략’이 그 너머로 해군력을 확장하는 ‘원해(遠海) 호위 전략’으로 진화했다. 도련선(島鏈線)은 중국이 설정한 가상의 대미(對美) 방위선이다. 제1도련선은 규슈~오키나와~대만~필리핀, 제2도련선은 오가사와라 제도~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를 잇는다. 중국 해군이 ‘제1도련선’ 밖으로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은 2차 대전 이후 태평양을 장악해온 미 해군에 정면으로 맞서며, 남중국해부터 서태평양까지 진출하겠다는 의미다. 2차 대전 이후 압도적 해군력을 유지하며 세계 패권을 놓치지 않았던 미국 입장에선 큰 위협일 수밖에 없다.
그래픽=양진경
중국이 미국의 해군력에 가장 눈에 띄게 따라붙는 분야는 함정 숫자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미 국방부 등에 따르면 국가별 함정 수는 2000년까지만 해도 미국이 318척, 중국이 110척으로 미국이 압도적으로 앞섰지만 2020년엔 미국 293척, 중국 350척으로 중국이 앞질렀고 올해는 미국 297척, 중국 370척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큰 변수가 없다면 2030년엔 중국 함정 수가 435척으로 미국(304척)을 크게 앞서리라는 전망이다.
물론 중국 해군은 미 해군의 ‘기술의 벽’은 넘지 못했다. 대양 해군의 상징인 항공모함 전단(戰團)의 규모와 작전 능력은 중국이 미국에 매우 뒤처진다. 2030년까지 중국의 항모는 미국(11척)의 절반인 6척에 불과할 전망이다. 배수량이 큰 구축함이나 순양함 등 위력적인 전투함의 보유량도 미 해군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래픽=박상훈
문제는 중국의 조선(造船) 능력이 미국을 압도적으로 앞서, 미국이 현상 유지에만 머물 경우 중국이 양과 질 모두에서 미국을 앞설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의 조선소는 현재 일곱 곳에 불과한 반면 중국은 수십 곳에 달한다. 지난해 7월 유출된 미 해군정보국이 평가한 미·중 조선업 역량을 보면, 중국의 연간 선박 생산 역량이 2325만t으로 미국의 최소 232배라고 평가됐다. 실제로 해군 작전의 핵심으로 분류되는 구축함의 경우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23척, 미국은 11척을 진수했다. 장거리 항해 능력을 갖추고 있는 순양함의 경우 중국은 2017년 이후 8척을 진수했지만 미국은 한 척도 만들지 못했다. 2000년대에 들어선 중국이 미국을 긴장시킬 정도로 뛰어난 신형 핵추진 잠수함 제조에 나섰다는 사실도 최근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중국의 해군력이 빠르게 따라붙는 가운데 미국과 인도 등 급히 건조(建造)가 필요한 국가가 믿고 협력할 나라로는 한국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인 상황이다. 세계 조선 시장에선 중국·한국·일본이 1~3위를 각각 차지하며 시장점유율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중국은 미국과 경제 안보 분야에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어 중국에 의존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일본은 한국·중국 조선업에 차례로 추격당하며 대규모 구조 조정을 단행해 현재 세계 점유율이 4%까지 쪼그라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특히 불황기에 조선업 관련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줄여 생산 규모 감소뿐 아니라 기술력 면에서도 과거와 같은 경쟁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반면 한국은 기술력과 제조 시설을 모두 제공할 수 있는 파트너고 미국·일본과 우방국 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조선업 공급망 생태계가 넓고 튼튼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울산·거제를 중심으로 형성된 협력사 생태계는 선박 엔진, 부품 등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컨테이너선·LNG 운반선 등 상선뿐 아니라 수상함·잠수함 등 군함까지 모두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 도련선(島鏈線)
’중국 해군의 아버지’로 불리는 류화청 제독이 1982년 덩샤오핑의 지시를 받아 설정한 대미(對美) 해상 방위선. ‘섬(島)을 사슬(鏈)처럼 연결한 선(線)’이라는 뜻이다. 제1도련선은 규슈-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제2도련선은 오가사와라 제도-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를 잇는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이정구 기자 / 조선일보, 2024-12-26
-------------
<관련기사>
https://www.cfr.org/blog/six-takeaways-pentagons-report-chinas-military
https://www.epochtimes.com/gb/24/12/25/n14397898.htm
https://sputniknews.cn/20241220/1063286674.html
-------------
<붙임자료>
U.S. Dept. of Defence, Military and Security Developments Involving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_ 2024 Annual Report to Cogress.
첨부파일
-
U.S. DOD, MILITARY-AND-SECURITY-DEVELOPMENTS-INVOLVING-THE-PEOPLES-REPUBLIC-OF-CHINA-2024.pdf (9.3M)
0회 다운로드 | DATE : 2024-12-26 09:10:21
- 이전글"병력 부족에 여성 단기복무병 검토 필요"…대만 사례 살펴보니 / KIDA, 「대만의 병역제도 및 병력운영 현황과 시사점」 (2024. 12) 24.12.26
- 다음글ASAN 국제정세전망 2025_ 리뉴얼(Renewal) 24.12.2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